-딜링박스 태웅-
그러자 모든 사람들이 브루스를 따라 배팅했다.
브루스를 바라보는 그들의 눈길이 다시금 경외감으로 물들었다.
이제 필립 최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눈길은 차갑게 식어 있었다.
역시 이 테이블에서는 브루스가 리더라는 의식이 그들의 눈빛에서 나타나고 있었다.
필립 최를 바라보는 브루스의 눈은 우월감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이제 다시 한 번 너를 꺾어주고 말겠다는
결의가 그의 살벌한 눈길에서 느껴졌다.
플레이어에 10만.
필립 최의 다소 기가 꺾인 듯한 목소리가
테이블 위에 떨어지자 브루스는 적의 어린 눈길을 거두었다.
내추럴 플리즈, 캡튼.
필립 최는 부드러운 눈길을 브루스에게 보내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당신이 최고라는 표시였다.
노 프라블럼(문제 없소).
브루스는 의기양양한 목소리를 점잖게 내뱉으며 자신에게 배달된
카드를 차분하게 밀어올렸다. 첫 카드는 3이었다.
다음 카드를 뽑는 브루스의 손길에 강한 자신감이 배어 있었다.
투 사이드. 4 아니면 5였다.
카드를 밀어올리며 가운뎃점을 찾는 브루스의 눈동자에 잔뜩 쌓인 칩이 반사됐다.
예스.
브루스는 카드를 던졌다.
내추럴.
합계 8이었다.
사람들의 표정이 기쁨과 더불어 약간의 후회를 머금었다.
왜 좀더 배팅하지 못했나 하는 아쉬움이었다.
딜러는 무심한 손길로 뱅커의 카드를 뒤집었다.
뱅커에 배팅한 사람이 없을 때에는 딜러가 대신 뒤집는다.
하우에버(그러나)`…`….
딜러의 이상한 발음이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가 싶더니
이윽고 떨어져내린 카드를 보고 사람들의 입에서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싯(빌어먹을)!
딜러는 모든 사람들의 배팅을 거둬들였다.
딜러의 무심한 목소리가 사람들의 귀에 잔인하게 들어와 박혔다.
뱅커 윈. 나인 오버 에잇.
브루스의 눈에 핏발이 서는가 싶더니 다시 손길이 플레이어로 거침없이 나갔다.
역시 30만 홍콩 달러였다.
필립 최의 배팅이 즉각 뒤를 이었다.
아임 서포팅 유(당신을 지지하는 배팅이오).
브루스가 짐짓 여유를 가장한 미소를 지었다.
필립 최의 배팅은 3만 홍콩달러였다.
다시 브루스에게 카드가 배달되었다.
이번에는 브루스의 손길이 유난히 심하게 떨렸다.
브루스에게는 본전 근처의 배팅이었던 것이다.
이기면 20만 달러를 따는 것이고 지면 약 40만 달러를 잃는 것이다.
브루스는 세븐을 뒤집어냈다.
뱅커 윈. 에잇 오버 세븐.
딜러의 무심한 손길이 사람들의 칩을 거두어갔다.
브루스는 잠시 손을 멈추었다.
플레이어가 네 번 연달아 나오고 뱅커가 두번 연달아 나왔다.
이제 어디에 배팅을 할 것인가.
브루스는 뱅커가 두 번 다 내추럴로 이긴 것을 중요하게 보고 있었다.
이즈음에서는 뱅커가 센 것이다.
브루스의 손이 칩을 옮겼다.
칩은 뱅커라고 쓰인 바닥을 묵직하게 가리며 버티고 섰다.
필립 최의 배팅이 뒤따랐다.
높게 쌓인 브루스의 칩에 비해 필립 최의 칩은 형편없이 낮았다.
딜러가 건네준 카드를 뒤집는 브루스의 손길에는 신중함이 상실되어 있었다.
두 장의 바카라가 나왔다.
자신 없는 손길은 또 한 장의 바카라를 뽑아냈다.
플레이어 윈. 파이브 오버 나씽.
브루스는 떨리는 손길로 다시 한 번 칩을 옮겼다.
이번엔 플레이어 쪽이었다.
필립 최는 더욱 적은 칩을 브루스를 따라 플레이어에 옮겼다.
브루스가 매판 30만 달러를 거는 데 비해 필립 최는 대략 1만 달러를 배팅했다.
브루스의 얼굴은 긴장감으로 잔뜩 굳어 있었다.
건네진 카드를 뒤집는 손길이 더욱 심하게 떨렸다.
뱅커 윈. 에잇 오버 파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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